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 공과대학 2학년 재학중인 평범한 학생입니다.
이번에 이 사이트 가입한 후 처음으로 글을 쓰게 되네요.^^
저도 이 게시판의 여러분들처럼 2년 전(벌써 그렇게 오래 되었네요;;) 입시를 치르면서 진로 고민을
좀 많이 했습니다. 때문에 여러분들께 혹시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이렇게 잡담;; 글을 쓰게 됩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 지구과학을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고1 겨울방학때부터 하이탑에 빠지기 시작했고요,
고2때는 본격적으로 경시대회에 참가해서 KAO1기에 선발되는 행운을 얻기도 했습니다.
(KAO 겨울학교는 상당히 좋습니다. 꼭 경험해보시길 추천합니다)
고3때도 수능 준비보다는 지구과학 경시대회 준비, 혹은 면접 준비 등으로 바빴던 기억이 나네요...
여하튼, 결국 입시때가 되어 저는 모 대학 수시에 합격하였고,
현재 재학중인 대학교 수시모집에 엉뚱하게도(?) 물리학부에 지원을 하게 됩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것은 역시나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제가 천문학과를 선택할 수 없었던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들어보면,
1. 주변의 시선: 솔직히 주변(친구, 선생님, 부모님, 그리고 나)의 시선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상위권 학생이 지원을 하는 경우 그렇지요. 최근 최상위권 학생들 중 상당수가 이공계를 지원하지 않는 것이
이런 '분위기'와도 관련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현명한 판단을 하시기 바랍니다.
2. 자신감 결여: 솔직히 '천문학자'가 되려면, 최소한 박사과정까지 거쳐야 되므로 30대 초반은 되어야 연구를 하게 됩니다.
그동안 낙오하지 않고, 또한 세계적 수준의 연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여하튼 이런 이유로, 보다 '폭넓은' 분야를 가진 물리학부에 지원하였으나 결과는 면접 낙방이었습니다...
결국 3개월 더 공부를 한 후 현재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요.
이제껏 대부분 다 알고 있는 얘기를 했는데요, 지금부터 조금 색다른 내용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 저는 제가 가졌던(?) 꿈을 다시 꿈꾸고 있습니다. 왜냐고요?
아무리 주변(특히 언론)에서 '의대', '돈', '안정' 등을 떠들어대도, 당장 내가 재밌는 공부가 따로 있는데
왜 굳이 다른 사람들이 선호하는 길을 걸어야 겠습니까?^^
따라서 저는 위에서 적었던 1번 제약에서 완전히 풀려났습니다.
그러면 남은 문제는 2번인데요, 과연 훌륭한 천문학자가 될 수 있을까요?^^
답은 아무도 모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웬만한 실력으로는 천문학과에 입학하여 끝까지 남아 연구하게 될 확률은 제가 볼 때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세상의 모든 것은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안될 일만 생각하고 산다면 얼마나 피곤하겠습니까?^^
다만 항상 최선을 다하고(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겠지만요;;), 그러는 도중 스스로가 업그레이드 되어
어딘가에 유용하게 쓰이게 될 '확률'은 점차 높아지게 되는 것이겠지요.
'천문학자는 배고프다'는 결정론적 세계관에 빠지지 맙시다.
아니, 나라도 그 편견을 멋있게 깨뜨릴 수 있도록, 정말, 최선을 다해봅시다.
마지막으로 진로 고민 중인 여러분께 한마디 하겠습니다.
자신의 꿈을 쉽게 버리지 마세요. 인생은 행복하게 살아야 제 맛이겠지요.^^
P.S 대학에 와서 느끼는 '천문학'이란, 망원경으로 별을 볼때의 아름다움, 혹은 멋진 천체사진을 구경하는 것과는
거리가 상당히 먼 것 같습니다. 탄탄한 물리, 수학, 컴퓨터(프로그래밍)적 지식을 배경으로 '응용'을 멋지게 해내는 학문이라고
보는 것이 보다 적합하다고 느껴집니다(아직도 이 학문에 대한 본질을 깨닫지는 못했습니다;;)
아래 어떤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처럼, 그렇게 낭만적이지도, 그렇게 현실적이지도 않은, 하지만 꽤 멋진 학문인 것 같습니다.^^
잡담
웹 아카이브(2020-05-28 기록)에서 복원한 글입니다.
댓글 5
전현성
참고로 대학에서의 천문학 공부가 그렇게 '낭만적'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힘들게 숙제를 하고 내용을 겨우 이해할 때의 기쁨은 있습니다만^^
어재규
와우~ 하이탑지구과학~ 제가 고등학교다니면서 유일하게 공부한 책이지요... ^^ 하이탑지구과학II 아 너무 좋아라~
화이팅 하세요~~
서민호
하이탑지구과학이 뭔가요?
교과서같은건 아니죠?
그리고..경시대회라면..천문올림피아드 말하시는건가요?
안태민
한마디만..
낭만적이시군요!
어재규
음... 참고서? 같은겁니다. 문제집같은거... 두께는... 일반 교과서 두권 붙여놓은거 같은 두께에 크기는 소설책만하게 해서 컬러로 잘 나와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