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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첫 망원경 베란다에 진출하다. 그리고 첫 실패...
글쓴이 : 송하균 별님 날짜 : 2014-02-23 (일) 22:18 조회 : 6563
아래 글은 네이버의 한 카페에 제가 올린 글(http://cafe.naver.com/skyguide/124491) 입니다.  공유를 위해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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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토요일) 주간에 제 첫 망원경을 조립한 후, 밤에 베란다에서 첫번째 별관측을 시도하면서 느낀 점들을 정리해봅니다.


오늘 오전,오후에 첫 망원경인 스타네비게이터 102 박스를 개봉하고, 조립하고, 조작법을 익히면서
마치 어릴적 장난감을 매만지던 놀이처럼 느꼈던 즐거움과 오늘 밤이면 저 망원경으로 행성과 별을 볼 수 있을거라는
가슴 설레임을 느끼면서 어서 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저는 망원경도 완벽히(?) 조립했고, 조작법과 얼라인 방법도 충분히 연습 했으니 제 망원경의 첫 베란다 진출과 별 관측은
별 어려움이 없을거라는 막연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나이를 먹어가면 갈 수록 시간이 너무도 빨리 가 버려 제발 시계바늘을 좀 묶어두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던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오늘은 어서 밤이 되기를 기다리는 길지않은 몇 시간이 너무도 느리기만 했습니다.

이윽고 밤 9시가 넘어가고...
슬슬 관측 준비를 할 생각에 베란다 창 앞을 보니 바닥에 화분이며, 항아리 등이 많더군요.
이런게 이 자리에 이렇게 많았었나?  그동안 집안에 대해 참 무관심 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란다로 나가 화분 여러개와 항아리 몇개를 낑낑대며 한쪽으로 밀어놓았습니다.  화분이 이렇게 무거운거였구나...

겨우내내 닫혀있던 베란다 바깥 창문을 활짝 열고, 그동안 열어본 기억이 거의 없는 방충망도 활짝 열어놓았습니다.
조금만 있으면 3월인데 날씨는 추웠습니다. 그렇다고 이정도 추위때문에 학수고대하던 첫 관측을 미룰수는 없는거지요.

조립된채로 거실 한켠에 고이 모셔놓은 망원경도 조심조심 베란다 창문 앞으로 옮겨놓았습니다.

핸드폰에서 구글 스카이맵 앱을 켜서 하늘쪽으로 올려보니 별이 여러개 나오고 그 위쪽에 목성이 있다고 표시됩니다.
열린 베란다 난간에 기대어 하늘을 보니, 이름은 모르지만 별 몇개가 보였습니다.
고개를 쑥 내밀어 하늘 꼭대기를 올려보니 밝게 빛나는 천체가 보였습니다.
"오호라~~ 저놈이 목성이구나~~. 오늘은 목성을 봐야지~~"
콧노래가 절로 나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거실로 들어와서는 와이프에게 "오늘 목성이 떠 있다. 망원경으로 보면 멋있을거야. 있다가 보여줄께~" 발랄하게 이야기 하고는 점퍼를 꺼내입고 베란다로 나갔습니다.

마지막으로 망원경과 부속품들을 확인하고...


ㅇ 북쪽정렬 하기

전원 On, 콘트롤러에 얼라인을 위한 북쪽정렬 방법을 선택하라고 나옵니다.
제 집은 저층 아파트(빌라) 단지의 꼭대기층인 4층이고, 남향인지라 진북(북극성)을 볼 수 없기에
오후에 연습한대로 나침반 모드로 선택하고 엔터.
나침반을 아이피스 자리에 꽂은 후 망원경 경통이 북쪽을 향하고 수평이 되도록 콘트롤러 방향키로 조정합니다.

어라 ???
망원경을 베란다 바깥 창문쪽에 바짝 붙여 놓았더니 망원경 아이피스 쪽이 베란다 난간 위로 아슬아슬하게 이동합니다.

하마터면 난간과 아이피스 부분이 부딛힐뻔 했습니다.
베란다 난간 위쪽으로 돌아간 나침반 때문에 방향과 수평을 확인하는게 너무 어려웠습니다. 매우 불편한 자세가 나옵니다.
게다가 오후에 조립할때 느꼈던 나침반이 좀 더 컷더라면 하는 점이 더욱 아쉽습니다.
베란다 난간에 끼인것 같은 이상한 자세로 북쪽정렬을 마치고, 엔터.


ㅇ 첫번째 별 얼라인 하기

콘트롤러에 뭐라뭐라 별 이름이 영어로 나오고 경통이 첫번째 별을 찾아 이동합니다.
경통이 멈춘 방향은 제가 예상했던 베란다가 열려있는 남쪽 하늘이 아니라 남동쪽 하늘로 한참 이동한 후 멈추어 섭니다.
경통은 무언가 밝아보이는 별 방향과 비슷하게 향하기는 했는데,
콘트롤러에 나온 별이 하늘에 떠 있는 별 중에서 어떤놈인지... 경통이 향한 방향의 별이 그놈이 맞는건지... 알수가 없습니다.
일단은 경통이 향한 방향의 별을 망원경 시야에 넣으려고 방향키로 상하좌우 조작을 하는데...
어허라~~ 이거 쉽지 않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그 별을 파인더 중앙부에는 넣었는데, 아이피스를 통해 본 하늘에는 별은 없었습니다.

그때서야 오후에 망원경 조립할 때 파인더 조정부에 유격이 많아 힘으로 나사를 조여 유격을 줄였던것이 생각 났습니다.
파인더와 경통을 정렬하지 않았다는걸 그때서야 알게 된거죠.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 이번에는 눈을 찡그리고 아이피스를 뚫어져라고 쳐다보며 파인더 중앙에 넣었던 그 별을 찾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가로세로로 경통을 움직여가며 찾으면서, "이럴 수가 없어. 이정도 찾았으면 뭐라도 보여야 되는데~~" 푸념을 해 봅니다.

그리고는 잠시 후, 아이피스를 통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이유를 깨닳았습니다.
오후에 망원경을 조립한 후, 원거리의 무언가 물체를 망원경을 통해 보면서 초점 조절을 해 놨어햐 했는데
저는 초점조절을 전혀 하지 않은 상태로, 초점 조절장치를 위의 사진 상태 그대로 하늘을 보고 별을 찾고 있던거지요.
보일 턱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내가 아니니, 경통 방향을 눈대중으로 밝은 별을 향하게 해 놓고는, 초점조절 노브를 돌리기 시작합니다.
초점 조절부를 돌리니 금색의 가동부가 경통으로부터 나오기 시작합니다.
천천히 한참을 돌리니 반짝거리는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하고... 노브를 좀더 돌리며 정교하게 맞추니...
반짝이는 별이 보이기 시작했고 가장 잘 보이도록 초점 조절을 마친 후,
경통 방향을 미세 조정을 통해 그 별을 아이피스 중앙에 넣었습니다.
(물론 이때까지도 그 별이 콘트롤러에 나온 그 별인지는 알 수는 없었습니다.
정밀하지는 못했지만 북쪽과 수평 맞춤을 통해 북쪽정렬 한 것을 믿을 수 밖에요)

휴~~ 말도 안되는 시행착오로 시간을 낭비하며 한마디로 "무식"하게 첫번째 별 정렬을 마치고, 엔터.


ㅇ 두번째 별 얼라인 하기

이번 역시 콘트롤러에 뭐라고 영어 별 이름이 나오고 경통이 두번째 별을 찾아 이동합니다.
어라라라 ???  이번에는 경통이 동북 방향 하늘쪽을 향하고는 정지했습니다.
경통이 향한 방향은 베란다 천장!

순간, 당황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첫번째 별을 얼라인 하느라 추운 날씨에도 얼굴이 벌개진 제가 이번에는 그냥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던거지요.

어찌할 까 고민하는데... 뭔가 방법은 생각이 나질 않고... 그냥 엔터를 눌러서 정렬을 끝내야만 했습니다.
(사실은 방법이 생각이 나지 않는것이 아니고, 아는 지식이 없었던거지요.
컨트롤러에서 다른 별을 선택하고 찾으면 된다는 사실을 그 뒤에서야 알았습니다)


ㅇ 수동으로 목성 찾기, 그리고 좌절.

정렬이 제대로 되었는지 안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찌 되었든 북쪽정렬과 첫번째 별 정렬, 두번째 별 정렬도 마쳤습니다.

생각했습니다.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잘라야 하고, 연필이라도 깎아야지!"

"아까 하늘을 보고 찾았던 목성을 수동으로 찾아서 보자. 목성은 밝으니 쉽게 찾을수 있어!"

베란다 난간에 기대어 다시 한 번 하늘 위쪽을 올려보니 아까 목성이라고 생각했던 반짝이는 천체가 위치는 약간 변해있었지만
여전히 잘 보이고 있었습니다.
콘트롤러 방향키를 눌러 경통을 남쪽으로 돌린 후 위쪽으로 올리는데...
허걱!! 아니, 이럴수가!!  안돼~~~!!

저희집은 저층 아파트(빌라) 단지의 꼭대기층인 4층인데, 경통 방향을 위쪽으로 올리다 보니...
베란다 창문 위로 바깥쪽으로 툭 튀어나온 처마가 보였습니다.
이 집에서 몇년을 살았건만 이 건물에 처마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베란다 난간에 기대어 목을 쭉 내밀고 하늘을 올려다 보고 목성을 찾는것은 문제가 없었으나,
삼각대 때문에 베란다 바깥쪽으로 더 이상 이동할 수 없는 망원경으로는 튀어나온 처마에 가려
하늘 높은 곳을 볼 수 있는 각도가 나올수가 없었던 겁니다.   

망원경 조립과 조작법을 즐겁게(?) 연습하고 마친 것 까지는 좋았는데, 정작 별과 행성을 찾을 수 있는

하늘에 대한 기본적인 준비는 전혀 되어있지 않았던 것을 그때서야 깊이 깨달았습니다.

아~~ 이런~~ 좌절~~


마나님에게 목성을 보여주겠다고 큰소리 친게 생각이 났습니다.  휴~~~ 어쩐다~~~


저의 첫 망원경의 첫 베란다 진출의 실패로  짧은 고민과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시간을 보니 밤 11시30분이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만 접어? 

    망원경을 들고 동네 공원 어딘가로 나가서 다시 시도해?

    하늘이 이곳보다는 더 좋은 시골집으로 가서 다시 시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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