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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슬프다는 말밖에는 표현 할 수가 없네요
글쓴이 : 이하영 날짜 : 2010-11-21 (일) 02:02 조회 : 5099

음 같은 걸 가지지 못했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고2, 아니 이제 고3이군요..

저는 초등학교때부터 딱히 꿈이 없었어요.

그저 아이들이 많이 쓰는 직업을 따라썼을뿐

제가 진정으로 무엇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없었어요

그래서 전 늘 불안했어요

솔직히 제 또래 아이들이 말하는 꿈이라는게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느낄 수 없었거든요.

항상 선생님이 '넌 꿈이 뭐니?'라고 물어보시면 그냥 웃고 넘겼지만 항상 전 제 자신이 도대체

무엇이 되고 싶은지 다른아이들이 다 가지고 있는 꿈을 나만 가지지 못하고 느낄 수 없다는게

제가 꽤 비정상적이고 '다른아이들보다도 떨어지나?'라는 생각도 가졌었거든요.

그러다가 중학교 3학년 후반쯤에 저는 제가 별 보는걸 좋아한다고 느꼈어요

도서관에서 관련서적들을 읽고,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사진도 구경하고.. 정말 우주와 천체에

관련된 사진들을 보면 황홀하고 빠져나올 수가 없었어요.

그때에는 단지 제가 그냥 '하늘보는 걸 좋아하는 구나' 정도의 흥미인 줄 알았어요.

그러다가 정확한 꿈을 가지지 못하고 중학교를 마무리 짓고 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딱히 별로 되고싶다는 생각도 없고 흥미가 없으면 별로 집중하는 편이 아니라 성적은 항상

그저 그런 중상위층이었어요.

야간 자율 학습이 끝나면 밤 11시였는데 제가 시골쪽에 살다보니 별이 꽤 잘보여요. 그래서 야자 끝날때

쯤엔 항상 하늘을 쳐다보고 친구들한테 별자리 같은거 가르쳐 주는거 되게 좋아했었어요.

그러다가 1학년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쯤에 과를 나누기 시작했고

저는 수학에 자신이 없었기에 문과를 선택했어요.

1학년 말쯤에서야 알았어요. 제가 정말 천문학을 좋아한다는걸 단순히 별을 보는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그와 관련된 이론들이 너무 매혹적이었어요. 하지만 과는 이미 나눴을 뿐더러 저는 수학에 자신이 없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바보같은 생각이지만.. 저는 시간이 지나면 흥미도 곧 떨어지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원래 제 성격상 금방 흥미를 잃어버리거든요)

겨울방학때쯤엔 과별로 수업을 받았는데 사실 그때도 굉장히 고민을 많이했어요. 이과로 전과를 해야하나.. 하지만 이미 진도는 많이 나갔을 뿐더러 천문학과가 그렇게 비전있는 학과도 아니고..

그렇게 혼자 끙끙대다가 겨울방학을 훌쩍 넘기고..

지금까지도 문과 온게 정말 후회되고 천문학과 가고 싶어서 하루에도 몇번 전과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과 아이들이 정말 부러워요. 물론 교차지원을 할 수도 있지만.. 겉으로 형식상만 교차지원이지 과연 뽑힐지 의문도 들고..

 

별만 생각하면 가슴이 뛰어요. 제가 진정으로 이 일에 흥미를 느끼고 바라고 있다는걸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글 읽으시면서 정말 한심하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많이 있으실거 같아요..

하지만 그게 사실이에요

저도 제가 정말 한심해요

이 게시판에 천문학과를 꿈꾸시는 고1분들을 보면 정말 부럽습니다.

자신의 꿈을 향해 한발 나아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이자 행복인지..

오늘 같은 밤은 잠이 오질 않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소심한 고2의 두서 없는 신세 한탄이었습니다.

 


조우성 2010-11-21 (일) 18:18
학생 때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합니다. 저는 물리학을 하고싶다는 고집불통 학생이어서 오히려 행복했던 것 같아요. 지금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합니다. "이제 무엇을 더 공부하고 어떤 것을 해야 하나..." 하면서 말이죠. 평생 살면서 하는 고민인 것 같아요. 마치 "점심에 뭐먹나" 하는 고민과 같은 class일지도...ㅋㅋㅋㅋ

아무튼! 가슴이 뛰는 일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천문학은 가슴이 뛰면서도 많은 노력을 요구하는 자연과학의 한 부분이죠. 그래서 이런 이야기도 드리고 싶네요..
천문학을 전공하는 것은 프로페셔널의 길로 간다는 것입니다. 전공자라는 말은 다른 사람과 달리 깊이있게 그 분야의 지식을 탐구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이겠죠? 그렇기 때문에 꽤 지독한 트레이닝 과정이 뒤따릅니다. 고등학생 때에는 미적분학(심화과정 포함이죠)은 물론 과학탐구영역도 공부해야하고요. 대학에 진학해서는 재능과 시간이 모두 투자되어야 하는 전공공부가 뒤따릅니다..ㅠㅠ
우리가 이야기하는 별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이나 과학적 사실들은 모두 교양수준에서 이야기됩니다. 전공에선 이를 수학과 엄밀한 논리로 푸는 공부를 하구요...

그래서 쉽게 이과로 바꾸고 천문학과를 꿈꾸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문과에서 이과로 바꿔 천문학과에 진학한 경우가 있습니다만 상당히 힘든 과정을 모두 소화해낸 경우지요..^^;;

고3 올라가시는데 지금 과를 바꾸게 되면 마지막 열차를 타는셈입니다. 고3 때에는 절대로 바꾸시면 안됩니다. 바꿀 때 생각하실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문과수학(수1)의 모의고사 점수와 자신의 실력이 따라주어야 합니다. 이과의 경우에는 수2와 심화 미적분학을 모두 배워야 하는데 보통 고3 봄학기가 시작할 때 즈음까지 한번씩 선행학습을 하게 됩니다. 뭐 모르는게 많지만 그래도 봤다는데 의미가 크죠. 따라서 이과로 전향하려면 지금의 문과 수학의 기반이 탄탄하고 이번부터 문과에서 배우는 <미적분학>을 공부하셔야 합니다.
수1의 실력과 문과 <미적분학> 공부가 할만하다면 생각해보셔도 됩니다.

2. 자신의 공부 성향이 이과와 맞아야 합니다. 이과에선 논리적인 전개를 위한 공부 성향이 짙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언어에서 비문학 영역을 꽤 잘했는데요.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태도로 대부분의 글을 읽기 때문입니다. 대신 문학이나 서정적인 글을 읽는데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꼭 그런것은 절대 아니지만!!!ㅋ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훈련이 되어있지 않다면 꽤 고생하실지도 모릅니다..^^;;; 과학탐구 영역이 보통 그렇거든요..

이과로 전향하여 천문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별을 사랑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합니다. 성인이 되어 아마추어 천문학회나 다른 오프라인 관측동호회에 꾸준히 참석하여 아마추어 관측으로 전문가가 될 수도 있구요. 저희처럼 천문노트에서 별이나 과학에 대한 문화를 키우고 별을 같이 보기도 하는 등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천문학을 전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천문노트에서 일을 할 수 있는거겠죠? ^^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전과를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너무 낙담하지 마세요~ 저도 천문학과 아니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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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영 2010-11-22 (월) 20:20
정말 감사드려요..
제가 수학을 원체 잘하지는 못해서 결국 문과로 진학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뭐.. 천문학은 천문노트 통해서 열심히 알아 가면 되겠죠.. ! 대학생 되서 정기 관측회에 나갈 여유가 생긴다면 그때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답변 정말 감사드리고 큰 힘이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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