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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이과 전과한 재수생입니다.^^
글쓴이 : 전성현 날짜 : 2008-05-18 (일) 02:02 조회 : 8703

안녕하세요 별님들.^^

열렬한 천문학과 지망생입니다.

다른 게 아니고 천문학과 진학과 현재 공부 방법과 공부 방향에 대해서 여쭙고 싶어서 이곳을 찾았습니다.

 

우선 제 상황을 말씀드리자면 올해 처음으로 과탐과 수2 미적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세하게 말씀드리자면 고등학교 때 문과였던 학생입니다. 결국, 천문학을 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올해 재수를 시작한 것이죠.

 

천문학에 대한 관심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있었는데, 천문학을 접할 기회가 주변에서도 없었고 또 제가 접해보려 노력하지도 않았었죠. 그런  제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은 고1 때였습니다. 좀 특이하게도

지구과학 선생님이 아닌 철학 선생님(윤리 선생님이신데, 수업보단 철학적 논쟁 같은 걸 즐기셔서

학생들 사이에서 철학자라 불리는 분이셨죠.)께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 선생님께서 수업을 하시다

중간에 책을 참 많이 소개해주셨는데, 어느날 선생님께서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다가

소개해주신 책이 바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였습니다. (천문학에

관심있는 사람 치고 이 책들 모르는 분들 거의 없겠죠?^^)

그 주 토요일에 당장 흥미에 이끌려 서점에 달려가서 그 두 권을 사서 읽기 시작했죠.

처음 접하는 천문학 서적이 제 인생을 서서히 바꿔놓기 시작한 게 바로 그때였어요.

아주 미약한 느낌이었지만, 미처 알지 못한 사실들에 대한 놀라움과 우주에 대한 경이로움 그리고 그 신비감과 탐구욕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고2로 올라가면서 제 인생에 약간의 굴곡이 생기기 시작했죠. 당시, 초등학교 때부터 중3 때까지 거의 노는 데에 시간을 많이 투자한 저로선

수학의 기초가 완전히 잡히지 않아서 이과로 진학한다는 건 거의 모험이나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수 학 이 싫 어 서       문과에 가게 되었죠.

(그때는 어째서 하면 안 되는 게 없다는 걸 알지 못했는지......) 아주 극단적으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고1 겨울 방학 때까지도 통분이 너무도 어려웠습니다. 기초 계산이 어려웠고 분수만 봐도 치를 떨고

방정식을 보면 '아, 또 이상한 거 나와서 사람 잡네' 도형 나오면 문제 읽지도 않고 그냥 X 쳐놓고요....

쉽게 말해서 사칙연산 밖에 못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아주 부끄러운 과거죠.....

근데, 1학년 겨울 방학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수학을 제대로 공부해 보지도 않고 그냥 무작정

어렵다고만 하는 게 왠지 어리석지 않아?'

그때부터 수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5월달까지 oo원리를 들고서 지수로그만... 지수로그만 죽도록

했습니다. 왜냐면 그때까지도 이해가 안됐기 때문이죠;;; 도대체 왜 이런 계산 결과가 나오는지...

그 모든게 이해가 안됐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고2 때까진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무조건 공부만 했어요.

그런데, 고2 겨울 방학이 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서서히 수학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무조건 공식만 외워서

계산 연습에만 급급했던 저에게 수학적 원리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이차방정식에서

근의 판별은 왜 했는지..... 근과 계수와의 관계는 도대체 왜 썼는지.... 그냥 무작정 계산만 하던 저에게

'왜'라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 이후 저의 수학 공부 방향은 점점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기 시작했죠. 그리고 점점 수학이란 걸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고1 때 품었던 그 꿈이 다시 새록새록 기억나기 시작하더니 천문학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고1 때부터 고2 때까지 막연하게나마 우주에 대한 신비론을 품고

있던 저에게 '탐구'라는 정확한 동기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었죠. 즉, '난 항상 천문학에 대한

막연한 꿈을 꾸고 있었는데, 수학,과학 둔재라는 이름표가 따라다니고 있어서 항상 자신감을 잃었는데,

이젠 자신감도 생기고 그와 동시에 내가 품은 그 작은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만 같아.'이런 생각을

품게 된 것이에요. 그리고 그 이후 여러가지 천문학 관련 정보나 서적을 접하면서 점점 더 크게 그 꿈을

키우기 시작했고, 정말 큰 자신감을 얻게 된 게 우연히 '콘택트'란 영화를 접하고 나서였습니다.

그 영화의 주인공인 앨리 애러웨이란 인물의 우주에 대한 무한한 꿈과 고집에 깊은 감명을 받고나서부터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수학 공부도 더욱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이후로 꾸준히

부모님께 제 포부를 말씀드리고 자신감을 보여드리니 부모님께서도 제 생각을 존중해주시고

천문학으로의 진로 방향 설정을 항상 응원해주셨죠. 그리고 수능 이후 저는 문과생으로서의 생활을

접고 본격적으로 이과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수능 끝난 바로 다음날부터 시작했죠.

그리고 지금까지 이과 재수생으로서 꾸준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사가 너무 길었내요. 저 정도면 제 상황 설명이 충분히 되었겠죠.

 

저는 일단 선택 과목이 수리-가형에 과탐은 물1, 화1, 지학1, 지학2입니다. 원래 물1,2 지1,2를 하고

싶었는데, 물2는 솔직히 기초가 너무도 없는 상태라 큰 무리일 듯 싶어서 화1으로 과목을 잡았습니다.

 

지금 학원에서 수업을 하면, 현재 상태가 수1은 따라갈만 한데, 수2는 따라가기가 너무 힘이듭니다.

재수생들 모아놓고 해서 그런지, 진도를 빨리빨리 나가서 예습 시간과 복습 시간도 촉박하구요.

수업을 하면, 수업 내용의 20%도 현재로선 캐치를 못해내는 듯 싶어요. 그렇다고 뭐, 자신감이

떨어지고 힘들어서 못하겠느니 그런 건 아니구요. 정말로 수학이 이젠 재미있고 또 하고 싶어요.

수학이야말로 자연을 설명하는 인간이 만들어낸 탁월한 언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너무너무도 하고 싶고 잘 하고 싶어요. 이제 문제는 수업을 따라가는데, 어떻게 따라가느냐죠. 뭔가를 조금이라도 이해를 하고 있어야. 질문이라도 하는데, 이해가 안 가는 게 너무 많아서 한꺼번에 선생님께 매달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서

 참, 힘든 건 부정할 수가 없내요. 또 미분과 적분도 그렇구요.....

과탐은 지1,2는 아주 일부분이지만, 한국지리를 해본 감각으로 문제를 풀어내서 천문 제외하곤

앞 단원은 아주 이해하기가 쉽고 문제도 처음 해보는 거 치곤 꽤나 잘 풀어냅니다.

그런데, 물1, 화1이 문제더군요.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특히 물리는

문재가 정직하긴 한데, 제가 개념을 잘못 이해하는지, 푸는 문제마다 다 틀리더군요.;;

아아, 한마디로 정말 힘들긴 힘듭니다. 또 공부를 하는데, 무엇을 먼저하고 무엇을 나중에 해야할지도

감이 안 잡히고요. 마음 같아선 언어, 영어를 수업만 듣고 따로 공부하는 시간을 갖지 않았으면 하는데,

또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들이라서 공부를 안하면 안되겠고....... 어떻게 해야할까요?

수학이 중요하기에 가장 큰 비중을 둬야 하는 건 당연지사인데, 얼마나 어느정도로 해야하는지

아직 감이 안 잡혀요. 또 과학도 화1을 수업만 듣고 놔둬야 할지.... 아니면 그냥 해야 할지....

마음은 전부 다 열심히 하고 싶은데, 시간 배분상 이것저것 치이는 게 많내요. 쩝.

 

아, 그리고 저는 현재 목표를 충남대, 충북대, 경북대 쪽으로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진학에 대해서 고민하는 게, 제가 물리학과와 천문학과. 어느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천문 연구 쪽으론 어차피 대학원까지 갈 생각을 하고 있어야 하는데,

제가 알기론 물리학과를 나와서 대학원에서 천문학을 공부할 수 있다고 들었고

또 물리학을 전공하면 이론천문학 쪽에서 꽤나 유리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물리학과를 가자니 천문학과가 아쉽고 천문학과를 가자니 물리학과가 아쉽고. 이런 갈등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물리학과를 통한 천문연구 분야로의 진행이 과연 옳은 일인가도 조금

의심되구요.(아직 잘 아는 게 없으니....) 학과 진로에 대해서 누가 명쾌한 것까진 바라지 않아도

자세한 소개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천문학과가 있는 각 대학교에 대해서도 소개를 좀 해주세요. 가고자 한다면 충남대를

선호합니다. 큰 이유랄 것은 없는데, 일단 대전에서 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또 마음이 가장 끌리구요.

 

 

쓸데 없이 긴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문노트 별님들 항상 건강하세요!


김태욱 2008-05-18 (일) 09:09
뭐 대단하십니다.
일단 과탐 선택은 잘 하셨습니다. 물2를 하는게 대학에 가서 아주 조금은 더 편하겠지만, 당장에 무리를 할 필요없이 지2를 하신건 좋은 판단입니다.
저도 재수했고 물1,화1,지1,2를 했죠. 지학은 응시자가 적어서 좀만 잘보면 표준점수가 잘나오기 때문에 유리합니다.
과탐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 악물고 개념 쫙 잡고 계속 반복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만점 받을 수 있어요. 과탐은 걱정하지 마세요.
원하는 학교에서 과탐을 3과목만 볼지라도, 4과목 모두 공부하시길 추천합니다. 수능보면 4과목중 1개는 거의 망치게 되있죠. 많이들 그래요. 그러면 잘본 3개를 갖고 가는겁니다. 이게 정석이죠. 3개만 공부했던 친구들 많이들 망했습니다.


문제는 수학입니다..
10-가,나,수1,수2,미분과 적분 이 모든 과목을 1년안에 해치우기란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10-가,나를 절대 무시하지 마세요. 수2,미분과 적분 아무리 죽어라 해봤자 수능에서 나오는 문제는 한문제에 저 다섯과목이 모두다 결합되어 있어서 기본이 다져져있지 않다면 정말 풀기 힘듭니다.
전 원래부터 이과였지만 고2,고3때 공부를 거의 안하다가(수리영역이 10점 20점이었음. 하나도 몰라서 맨날 찍고 잤기때문에) 재수하면서는 실력정석이 너덜너덜해지도록 보고 또보고 풀고 또풀고 문제집 몇권을 돌아가면서 다풀고 했는데도 수능점수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죠..

수능의 수리영역은 절대 외워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해결의 창의적 방법을 생각해내는 '사고력'이 결정합니다.
10-가,나,수1,수2,미분과 적분의 내용을 마스터하는건 기본중의 기본이고 문제를 풀 때 안풀리는 문제가 있으면 절대 해답을 보지 않으셔야 됩니다. 적어도 일주일 동안은 보지 마세요. 이과 재수생이라면 항상 머리속에 '그 문제 도대체 어떻게 풀어야 할까'라고 생각하는 문제가 3~4개씩은 항상 존재해야 합니다.
이렇게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해야 그 사고력이 증진됩니다.

그리고 서울대, 연세대 천문학과가 아닌 충남대, 충북대, 경북대 천문학과를 목표로 하신다면 언어는 보지않으니 공부하지 마세요. 언어할 시간에 수학을 공부하세요. 목표가 뚜렷하시다면 말입니다.
전 '수학 좀만 더 잘보면 서울대, 연세대인데 언어를 왜 포기해' 라는 생각으로 수능 한달전까지 언어를 붙잡고 있었죠. 결국에 언어는 97점이 나왔는데 수학이 75점이라 서울대 연세대 못갔습니다. 수학 못보면 언어는 써먹을 데가 없어요. 언어는 원래 잘하신다니, 원래 실력으로 보자는 생각을 하시고 수학에 매진하세요.

물리학과, 천문학과 고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물리학과에서는 천문학에 관한 내용은 거의 안배웁니다. 다만 천문학과에서 배우는 내용의 70~80%가 물리학과의 내용과 같다고 하더군요. 전 물리학과입니다. 별 의미 없습니다. 천문학과로 가세요. 천문학과의 차선책이 물리학과라고 보면 되겠군요. 전 물리학과입니다.

재수생은 빨간날 승부보는 겁니다. 모두다 열심히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등수는 잘 안오르죠. 재수생은 다들 쉬는 빨간날 승부보는 겁니다.
그리고 옆에 앉아있는 친구가 적이 아니라, 현역 고3들이 재수생의 적이라는 점도 염두에 두세요. 고3들의 적은 재수생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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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현 2008-05-19 (월) 00:00
김태욱님 감사합니다. 님 답변이 저에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항상 순수한 꿈을 잃지 않고 꾸준히 학업에 매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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